-
[12.05] [좀 더 깊게] 접속사에는 논리가 있다풀어 쓴 기초영문법/24. 접속사, 연결하는 말 2012. 11. 17. 19:59
문법은 말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문법에 따라 말을 만들어야 뜻이 통하는 문장이 됩니다. 그런데 뜻이 통하고 나면 그 다음 단계가 있습니다. 문장의 주장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수원은 강원도에 있다. (거짓)
문법적으로 맞는 문장입니다. 뜻도 통하지요. 하지만 이 문장의 주장은 거짓입니다. 수원은 강원도가 아닌 경기도에 있습니다.
문법이란 뜻이 통하는 문장을 만드는 데까지만 도움이 됩니다. 그것을 넘어 문장의 참거짓까지 판단할 수 있으려면 논리가 필요합니다.
수원은 강원도에 있고 청주는 충청북도에 있다. (거짓)
수원이 강원도에 있거나 청주가 충청북도에 있다. (참)
조금만 생각해 보면 위의 문장은 거짓이고, 아래 문장은 참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위의 두 문장 각각은 똑같은 두 개 문장이 결합된 것입니다.
수원은 강원도에 있다. (거짓)
청주는 충청북도에 있다. (참)
어떻게 같은 것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하나는 참이 되고 다른 하는 거짓이 되는 것일까요? 문장을 연결하는 말 때문입니다. ‘~고’로 연결됐느냐, ‘~거나’로 연결됐느냐의 차이지요. 말의 참거짓은 단지 사실이 그러냐 그렇지 않냐에 의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연결해 주는 말로 인해 참거짓이 바뀌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논리(logic)’라고 합니다. 말과 말의 관계를 따져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걸 말합니다.
논리에서는 접속사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과 말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접속사입니다. 접속사 안에 논리가 숨어 있습니다.
문법에서는 논리를 다루지 않습니다.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논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말의 의미뿐 아니라 앞뒤 관계도 따져 참거짓을 판단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때 접속사에 담긴 논리를 알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말의 ‘~고’에 해당하는 영어의 접속사 and를 가지고 생각해 봅시다. 연결하는 앞뒤 말이 모두 참이라고 주장하는 접속사입니다.
He met Jane and she met Bill.
그는 제인을 만났고 그녀는 빌을 만났다.
이 문장이 참이라면 and라는 접속사의 성질 때문에 두 개의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가 제인을 만났다는 것과 그녀가 빌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접속사 or를 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He met Jane or she met Bill.
그가 제인을 만났거나 그녀가 빌을 만났다.
and가 쓰였을 때와는 달리 이 문장에서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정보는 없습니다. 그가 제인을 만났다는 말과 그녀가 빌을 만났다는 말 중 아무거나 하나는 거짓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다음과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 어떻게 될까요?
He did not meet Jane.
그는 제인을 만나지 않았다.
논리적인 추리가 가능해졌습니다 그가 제인을 만났거나 그녀가 제인을 만났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제인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럼 결론이 정해집니다. 그녀가 빌을 만났습니다. or라는 접속사에 담긴 논리 때문에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입니다.
if도 and나 or와 함께 논리적인 역할을 하는 접속사로 많이 쓰입니다. “if A, than B."라는 형식인데 “만일 A라면 B다.”라는 식의 문장을 만듭니다.
If it rains, he will stay at home.
만일 내일 비가 오면 그는 집에 머물 것이다.
이 말이 참이라고 해 봅시다. 그럼 비가 오는 걸 보고 그가 집에 머물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날씨가 맑다면 어떨까요? 비가 오면 집에 머문다고 했으니, 비가 안 온다면 반대로 집을 나가야 하는 걸까요?
하지만 if 속에 숨은 논리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집에 있을 거라 말했을 뿐, 날씨가 맑으면 나가겠다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비가 안 올 경우 그가 밖으로 나갈지 나가지 않을지 알 수 없습니다.
and와 or와 if는 논리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접속사입니다. 일상에서는 이렇게 꼼꼼히 논리를 따질 일이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는 논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말이 연결되면 논리가 생기게 됩니다.
이밖의 다른 접속사들에도 넓은 의미에서 논리가 숨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은 이유와 근거를, 어떤 것은 목적을, 어떤 건 조건을, 어떤 건 일의 전후 관계를 말해 줍니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접속사를 사용할 줄 안다는 건 논리적인 사람이란 뜻입니다. 또 글이나 말에서 접속사가 어떻게 쓰이는지 안다는 건 그 속에 담긴 논리를 파악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논술이니 뭐니 해서 논리를 배워야 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어 논리를 공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깊이 공부할 게 아니라면 굳이 그럴 필요까지 없습니다. 글을 읽고 말을 들으며 그때그때 쓰이는 접속사와 그 의미를 주의 깊게 살펴보기만 하는 것도 논리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그 글이 영어라면 영어 공부 겸 논리공부가 되겠지요.
ⓒinsightonweb.com 김유철(분당 정자동 인사이트영어학원 031-717-1957)
'풀어 쓴 기초영문법 > 24. 접속사, 연결하는 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00] 접속사란... (0) 2012.11.17 [12.01] 접속사의 종류 (0) 2012.11.17 [12.02] that은 특별하다 (0) 2012.11.17 [12.03] [좀 더 넓게] 접속사 that이 이끄는 특별한 문장들 (0) 2012.11.17 [12.04] 꼭 기억해두자! (0) 2012.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