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 감탄사란...

감탄사¹⁾는 문법책에서 따로 항목을 정해 다루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따로 공부할 내용도,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정말 많이 사용하는 게 감탄사이지만, 글로 쓴 말, 특히 격식을 차린 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게 감탄사이기도 합니다. 입으로 하는 말을 입말, 또는 구어라고 하고, 글로 쓰는 말을 글말, 또는 문어라고 하는데 둘 중 어디에 쓰이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게 감탄사 입니다.

 

감탄사는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감정을 나타낼 때 쓰이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감탄’이 바로 그런 뜻입니다(느낄 감(感)과 탄식할 탄(歎)을 합친 말입니다). 느끼고 탄식하는 말, 다시 말해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란 뜻입니다. 즐거워서 ‘하하’ 하는 것도 감탄사고, 가슴이 아파 ‘아이고 아이고’ 하는 것도 감탄사입니다. ‘흑흑’ 하는 울음소리 또한 감탄사입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감탄사가 항상 감정을 나타내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말을 하다 보면 말이 쭉 연결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어…… 어……’ 하며 말을 더듬게 되는데 그것도 감탄사입니다. 옛 어른들은 점잔을 빼거나 인기척을 할 때 ‘에헴……’ 하며 헛기침을 했는데 그것도 감탄사입니다. 나아가 ‘에취’ 하는 재채기 소리도 감탄사입니다.

 

감탄사가 느끼고 탄식하는 말만은 아니기에 ‘간투사’란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있을 테니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때의 ‘간투’란 사이 간(間)에 던질 투(投)입니다. 사이에 던진다는 뜻입니다. 말과 말의 사이에 던져지는 말이라 해서 이런 이름이 붙였습니다.²⁾

 

“그러니까 어…… 그 사람이 잘못이라는 거지. 왜냐하면 어…… 그 사람이 먼저 때렸잖아.”

 

여기서 ‘어’는 말과 말의 중간에 들어갑니다. 간투사란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야호, 드디어 정상이다.”

“흑흑, 그 귀한 걸 잃어버린다니.”

 

그런데 사실 간투사는 이처럼 문장의 앞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이에 들어가는 말이라 하긴 힘들어 보이지요. 하지만 이런 말들이 이렇게 달랑 쓰이는 일은 별로 없고, 대개 앞뒤로 다른 문장과 함께 쓰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런 결국 말과 말 사이에 던져진 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쉼표를 앞뒤로 두고 문장에 붙여 쓰이지만 문법적으로 볼 때 감탄사는 문장과 완전히 독립되어 있습니다. 감탄사가 있든 없든 문장의 뜻이 바뀌지 않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와,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감탄사 ‘와’를 뺀다고 뒤 문장의 뜻이 달라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자체로 부족함이 없는 온전한 문장입니다. 감탄사는 홀로 독립된 말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짤막한 감탄사 하나만으로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아차!”

 

무언가 잘못 했음을 깨달았을 때 툭 튀어나오는 말입니다. 이 두 글자의 말보다 그런 상황을 더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요? 아무리 긴 문장이라 해도 이만큼 그 느낌을 전달해 주긴 어려울 것입니다. 이게 바로 감탄사가 가진 매력입니다. 작지만 강하고, 짧지만 많은 내용을 전달해 주는 게 감탄사입니다.

 

영어의 감탄사도 우리말과 마찬가지 입니다. 사실 세계 어느 나라 말도 감탄사는 다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언어가 달라도 사람에겐 인지상정이란 게 있기 때문입니다. 강한 느낌을 받았을 땐 '와, 으악, 꺅' 하며 소리를 지르고, 생각에 잠겨 띄엄띄엄 천천히 말할 때에는 '어, 어' 하며 듣는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려주게 됩니다.

 

Ouch!³⁾ that hurt! 

아야, 아파!

 

Helsinki is the capital of ...uh⁴⁾... Finland. 

헬싱키는 어... 핀란드의 수도다.

 

짧지만 많은 뜻을 담은 것이 감탄사입니다. 강력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듣는 사람에게 자연스런 느낌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감탄사 없이 말을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얼마나 딱딱하고 심심하고 답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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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법에서 감탄사란 놀람, 고통, 공포와 같은 강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을 말한다.”  《코빌드영영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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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어로 감탄사를 interjection(인터젝션[ìntərdʒékʃən])이라고 합니다. inter는 ‘사이’란 뜻이고, jection은 ‘던진다’는 뜻이니까 합치면 ‘사이에 던진다’는 말입니다. ‘간투사’와 같은 뜻입니다. 간투사란 말은  사실 interjection을 그대로 한자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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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우치[autʃ]’라고 읽습니다. 우리말로 ‘어이쿠, 아야’쯤에 해당하는 감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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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ʌ]’라고 읽습니다. er, ur로도 씁니다. 망설이거나 말이 막혔을 때 내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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