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형용사란...

집을 짓는다고 해 봅시다. 기둥을 먼저 세우고, 지붕을 올린 뒤, 벽을 쌓습니다. 집의 모양이 얼추 갖춰지고 나면 마지막으로 집을 꾸밉니다. 사람이 들어가 살 만한 집이 그제야 완성되지요. 각 단계마다 재료가 있습니다. 기둥을 만드는 재료, 지붕을 만드는 재료, 벽을 만드는 재료, 집을 꾸미는 재료.

 

문장이 만들어지는 것도 집이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리는 일이 있고, 꾸미는 부분이 있습니다. 단계에 따라 재료도 달라집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명사, 동사, 대명사에 대해 배웠습니다. 문장의 기둥이나 지붕을 만드는 재료입니다. 이제 앞으로 설명할 것들은 문장을 꾸미는 데 사용하는 재료입니다.

 

문장을 꾸미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를 꼽으라면 당연히 형용사¹⁾가 될 것입니다. 무언가의 모양이나 성질을 일컫는 데 사용되는 말이지요.²⁾ ‘형용’은 모양 형(形)에 얼굴 용(容)으로 원래 생김새란 뜻이지만 꾸민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형용사가 꾸미는 것은 한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명사입니다.³⁾ 명사를 ‘수식한다’고 하지요. 어렵게 들리겠지만 ‘한정한다’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범위나 한계를 정한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하늘’이란 말을 생각해 봅시다. 그냥 ‘하늘’ 하면 이 세상 그 어떤 하늘이든 다 될 수 있습니다. 붉은 하늘, 노란 하늘, 한국 하늘, 미국 하늘 그 어떤 것도 다 ‘하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 형용사가 붙으면 달라집니다. ‘파란 하늘’은 이 세상 모든 하늘 가운데 오직 ‘파란 하늘’만을 말하거든요. 명사 ‘하늘’이 가리키는 범위가 확 줄어듭니다. 한정하다는 건 바로 이런 뜻입니다.

 

끝으로 형용사를 설명할 때 명사에 관한 정보를 주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예쁜 인형’에서 형용사 ‘예쁜’이 ‘인형’에 대한 정보를 준다고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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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용사는 영어로 adjective[ǽdʒiktiv 애직티브]입니다. 사전에서는 a나 adj로 표시합니다. ‘~에’란 뜻의 ad와 ‘던져진’이란 뜻의 jective가 붙어 만들어진 말입니다. 무언가에 던져졌다는 뜻인데, 명사 근처에 던져 놓여 있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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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람이나 사물을 묘사하는 말로  a big house(큰 집), red wine(붉은 포도주), a clever idea(현명한 생각) 등의 말에서 big(큰), red붉은), clever(현명한)에 해당하는 말”《옥스퍼드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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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명사 이외의 것들을 꾸미는 말을 부사라고 합니다. ‘빨리 걷다’라는 말에서 ‘걷다’는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이고 ‘빨리’는 걷는 행동이 빠름을 나타내는 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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