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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정확히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정자동 통신 2013. 10. 17. 17:39
영어 해석의 원칙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중요시 하는 것이 있다. 정확한 한국어 해석이다. 이때 세 가지 원칙을 늘 강조한다.
1. 어법에 맞게 해석할 것
2. 없는 말 넣지 말 것
3. 있는 말 빼지 말 것
한 때 영어 원서를 무척 많이 번역한 적이 있다. 그 중 극히 일부는 책으로 나온 적도 있다. 필자가 번역을 했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맡긴 적도 많다. 남들이 해 온 번역을 교정하는 일도 무척 많이 했다. 그때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위의 세 가지 원칙이다. 사실 거의 모든 영문은 위의 세 가지 원칙에 맞게 우리말로 옮겼을 때 가장 깔끔하다.
그럼에도 번역된 글을 보다 보면 원문에 없는 말을 넣거나, 있는 말을 빼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법(문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보니 긴 영어 문장을 보면, 머리가 혼란스러워지고 이리저리 우왕좌왕한다. 옮겨놓은 글을 보니 뭔가 말이 되지 않는다. 영어 원문은 바꿀 수 없으니, 우리말로 옮긴 것을 넣고 빼고 해서 자신만의 창의적(?) 해석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필자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위의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우리말로 정확히 옮기도록 한다. 고등학교 영어 정도로 수준이 높아지면, 이 작업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정확히 하다 보면 영어를 읽는 수준이 높아진다. 대충 많이 읽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꼼꼼히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영어 실력의 향상은 없다.
이들 세 원칙에 따라 영어를 해석해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는 문법 실력이다. 품사 중심의 문법보다는 구문 중심의 문법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문장을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부분을 갖추어 주기 위해 나름 무척 노력하고 있다. 둘째는 어휘 지식이다. 단어뿐 아니라, 숙어 및 관용적인 표현들까지 많이 알아야 한다. 글을 많이 읽다 보면 이에 대한 지식도 점차 늘어나게 되지만, 기본적인 어휘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휘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지만, 나중에 차차 해 나가기로 하자.)
영어는 한국어로 배우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얼마 전 학원을 찾아온 어머니와 상담을 하다가 영어를 한국어로 정확히 해석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적이 있다. 그 어머니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영어를 영어로 이해할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 어머니의 말씀도 맞지만 그것은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 사람이 어떤 영어 문장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그 문장을 우리말로 옮기도록 하는 것이다. 그 이외의 방법은 없다. 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 사람에게 영어 문장을 가장 빨리 확실하게 이해시키는 방법은 그 문장의 한국어 뜻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문법이나 어휘에 대한 지식을 함께 주면 더욱 좋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사다리를 타고 2층에 올라갔으면 그 사다리를 버려라.” 영어를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배우는 학습자들은 모국어라는 사다리를 타고 영어의 세계로 들어간다. 영어 학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인 모국어가 한국어라는 사실에 우리는 무척 감사해야 한다. 우리말은 어떤 영어도 다 표현해 낼 수 있는 너무 훌륭한 언어이다. 이 훌륭한 사다리를 타고 빠른 속도로 영어의 세계에 오르면, 그때는 사다리를 버려도 된다.
ⓒ김유철 (분당 정자동 인사이트영어학원 031-71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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