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한 독해로 가는 지름길정자동 통신 2013. 10. 31. 18:57
모자이크 맞추듯 영문을 읽을 수는 없다
교과서를 기준으로 중1 때는 10개 조금 넘는 단어로 구성된 문장이면 긴 편에 속한다. 중3 때가 되면 20단어를 넘어서는 문장이 긴 편에 속하게 된다. 고 3이 되면 30단어를 넘어서는 문장과 자주 접하게 된다. 문장 구조가 복잡해 진다는 뜻이다.
영어는 한국어와 전혀 다른 구조의 언어이다. 미국 정부기관인 FSI(the Foreign Service Institute)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를 미국인이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분류해 놓고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한국인이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가 영어라고도 할 수 있다. 유라시아 대륙의 양쪽 끝에서 전혀 다른 발상과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각기 발전해 온 영어와 한국어가 처음 만난 것은 13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혀 다른 틀을 가진 언어인 영어를 배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 문장으로 만드는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말에서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 것들이 영어에서는 큰 문제로 부각되기도 한다.
짧은 문장이라면 단어만 알아도 짜맞추어 읽는 것이 가능하지만, 수능 영어 수준의 문장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모자이크 맞추듯 이리저리 단어를 꿰어보다가 얼추 말이 되면 이런 뜻이려니 하고 만족해서는 고급 영어를 정복할 수 없다. 영어가 가진 문장 구성의 원리를 익히고, 그에 맞춰 정확히 읽어나가는 것만이 영어독해의 정석이다.
문장의 구조를 익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문장 구조를 배우고 익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문장의 구성성분에 따라 문장기호를 표시하며 학습하는 것이다. 우리말로 생각해 보자.
“그는 X라고 주장한다.”
X 자리에 또 다른 문장을 넣을 수 있다. X 자리에 들어간 문장에 문장기호 [ ]를 사용하여 삽입된 문장임을 나타내 보자.
“그는 [그 정치인이 Y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고 주장한다."
이 문장의 Y자리에 다시 문장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Y 자리에 들어간 문장에도 문장기호 [ ]를 사용하자.
“그는 [그 정치인이 [자신은 전에 그 남자를 만난 적이 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영어 문장도 이와 유사하게 길어진다.
“He insists X."
"He insists [that he heard the politician say Y]."
"He insists [that he heard the politician say [that he had met him before]]."*
문장을 보고 정확한 위치에 [ ] 표시를 할 수 있다면 독해가 제대로 된 것이다. [ ] 표시는 문장 속에 문장이 안긴 구조를 정확히 보여준다. 길어졌지만 [ ] 표시를 기준으로 끊어 읽으며 해석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그는 주장했다, 정치인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그가 전에 그를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을.” 이게 바로 직독직해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셍떽쥐뻬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입니다. 영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문장의 구조이다. 구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 구조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문장 기호이다. 구문에 대한 지식과 문장기호를 결합하면 문장 속이 훤히 보인다. 숨은 구조가 시각화되기 때문이다.
기호를 사용해 문장의 구조를 시각화시킨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열개 정도의 기호를 사용한다. 언어학자들도 사용하는 기호이다. 주로 어법, 구문을 가르칠 때 일관적이고 꾸준히 사용하고, 또 사용하게 한다. 기호는 학습 단계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영문 독해를 할 때도 사용하는데, 복잡한 문장에 기호를 표시해 주면 아이들은 아하, 하고 스스로 읽어 나간다. 학교 영어 시간에 선생님의 문법 설명을 일일이 글로 받아 적지 않아도 된다. 이 기호를 사용하면 빠르고 정확히 표시할 수 있다. 일종의 속기다.
효과는 무척 강력합니다. 복잡한 문장 구조 앞에서 좌절했던 아이들도 꾸준히 훈련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글을 읽게 된다. 문장의 구성 원리가 보이면 글의 뜻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오직 마음으로만 올바르게 볼 수 있다.”
이것도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앞서 나온 말의 바로 앞에 나온다. 글을 올바르게 보는 아이들은 글 속에 숨은 구조를 본다.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문장 기호는 글을 마음으로 보는 법을 가르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김유철 (분당 정자동 인사이트영어학원 031-717-1957)
* 문장의 문법적 구조까지 정확히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He insists [that he heard [the politician to say [that he had met him before]]].
그는 주장한다 [자신이 들었다고 [그 정치인이 말하는 것을 [그를 전에 만난 적이 있다고]]].
교과서와 수능 문제에서 뽑은 문장들이다. 문장 길이를 비교해 보라.
● I'd like to travel around the world and experience different cultures. (중1, 12단어)
● Although these men and many others were famous throughout the 20th century, Tesla and his inventions were forgotten for many years. (중3, 21단어)
● In many countries, amongst younger people, the habit of reading newspapers has been on the decline and some of the dollars previously spent on newspaper advertising have migrated to the internet. (수능, 31단어)
'정자동 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범하면서 비범한 영어 학습법 (0) 2013.11.05 단어를 오래 기억하려면 (0) 2013.11.05 3000 단어가 기본이다 (0) 2013.10.30 내신성적은 정확한 잣대가 아니다 (0) 2013.10.30 제대로 공부하려면 발음기호를 배워라 (0) 201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