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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를 오래 기억하려면정자동 통신 2013. 11. 5. 15:51
단어 학습을 위한 좋은 교재는 많다
영어 공부에서 가장 힘든 것은 단어 암기이다. “단어만 열심히 외워라. 그러면 문장은 알게 되어 있어!”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하곤 한다. 물론 단어만 안다고 영어 문장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단어가 모여 문장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아야 하고, 그 원리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은 학원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단어를 외우지 않는다면 그 모든 가르침은 의미가 없어진다. 집에서든, 학원에서든, 또 그 어디서든 단어를 머리에 집어넣은 일은 결국 아이들 몫이다. 단어를 암기하겠다는 아이들의 의지와 행동이 없으면 단어는 외워지지 않는다.
시중에는 좋은 단어장들이 많이 나와 있다. 단어 암기법에 관한 책들도 꽤 많이 눈에 띈다. 필자도 처음에는 시중에 나온 단어장(단어 모음집)을 주로 사용했었다. 제일 편한 방법이다. 단어장은 우선 단어선별이 좋아야 한다. 뜻풀이도 잘 돼 있어야 하고, 예문도 실려 있는 게 좋다. 발음기호도 있어야 한다. 요즘에는 오디오 파일이나 테스트 용지 같은 부속 자료들까지 구비한 것들이 있어서 잘 활용하면 효과가 꽤 좋다.
어느 날 문득, 책의 양에 짓눌린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파졌다. 학교 교과서, 문법책, 독해책, 거기에 단어장까지. 그래서인지 단어장을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도 꽤 있고, 아예 단어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생각 끝에 단어장을 학원에서 조금씩 프린트해 주기로 했다. 다양한 수준에 맞출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단어장들을 컴퓨터 파일로 구비해 놓았다.
고등학생들에게는 한 번에 보통 80개의 단어를 프린트해 준다. 여기에 독해 및 구문 책에 나오는 단어도 외워야 하니까 100~120개 정도를 외우게 된다. 일주일로 따지면 200~250개 정도이다. 학교에서 외우라고 하는 것도 있으니까 합치면 적은 양이 아니다. 고3이 될 때까지 기본적으로 외워야 하는 양이 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번 외운 단어는 잊어버리게 되어 있다
아이들의 머리에 얼마나 남느냐가 문제이다. 인지심리학에 따르면 하루가 지나면 외운 것의 60~70%를 잊어버리고, 일주일이 지나면 90% 정도까지 잊어버린다. 외운 단어를 잊어버리는 것은 아이들이 정상인이라면 당연한 것이다. 인간의 기억력에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있다. 단기기억은 잠시 쓸 것들을 기억한다. 장기기억은 앞으로 계속 쓸 것으로 예상되는 것들을 저장한다. 저장기간은 무척 길어서 평생을 갈 수도 있다. 열심히 외운 영어 단어가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는 것은 장기기억이 아닌 단기기억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단어가 장기기억 속에 머물게 될까?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일정기간을 두고 반복해서 외울 때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단기기억에 저장할 것이냐, 장기기억에 저장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노출 횟수라는 것이다. 단어를 한 번 외우고 나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그 단어를 다시 본다. 그리고 또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본다. 이렇게 세 번 이상 단어에 노출되면('강화'라고 한다), 뇌는 그 단어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이라 예상해서 장기기억으로 이동시킨다. 중요한 것은 일정기간을 두고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 외운다고 장기기억으로 이전되지는 않는다.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단어 암기 숙제를 내줄 때, 그것이 그 한 번에 기억 속에 영구히 자리잡을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기회를 통해 이들 단어와 여러 차례 접하게 하고, 그것이 장기기억으로 이전되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단어장을 한 번 떼면 다시 처음부터 반복한다. 독해나 문법 공부를 하면서 그들 단어와 다시 만나게 한다.
학원에서 외우도록 하는 단어들은 사용 빈도가 매우 높은 것들이다. 외운 단어를 글 속에 만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그런 식으로 여러 번 단어에 노출되면 그 단어가 장기기억으로 이전된다. 그 단어들이 진정 자신의 어휘력이 되는 것이다.
ⓒ김유철 (분당 정자동 인사이트영어학원 031-71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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