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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면서 비범한 영어 학습법정자동 통신 2013. 11. 5. 22:31
좋다는 것은 알지만
환자에게 좋은 치료법이 있음에도 쓸 수 없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병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정말 좋다는 것을 알지만 못하는 것들이 있다.
영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대표적인 것 하나를 꼽으라면 영어를 소리 내어 읽게 하는 것이다. 한 번이 아니라 열 번 이상, 그것도 큰 소리로 읽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워낙 그 중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혼자 영어책을 읽을 때면 소리 내어 읽곤 한다. 또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문장, 나아가 긴 글까지 소리 내어 읽게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한 번 이상은 늘 쉽지가 않다. 시간은 부족하고, 아이들은 싫어한다.
아이들은 교사가 자신들에게 강의를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새로운 지식을 주어야 학원에 다닌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부모의 입장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무작정 영어 본문을 읽으라고 할 수는 없다. 학원에서 안 된다면 집에서 하도록 과제로 내 주면 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아이들은 바쁘다. 영어를 소리 내어 읽는 것 자체를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말로 된 글을 읽듯이 머리로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한다. 그러니 10번 읽어 와라 했을 때 제대로 읽는 아이는 별로 없다. 녹음해 오라고도 해 보는데 확인이 쉽지 않다.
영어를 가르치다 보면 소리 내어 읽기에 대해 거부감 없는 아이들이 가끔 있다. 그런 아이들은 대개 영어를 잘 한다. 우물거리는 아이들은 대부분 영어에 자신이 없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심해진다. 얼마 전 모 외고 2학년 학생의 영어과 부교재를 본 적이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모은 책이었다. 발췌문마다 읽은 횟수를 50회까지 표시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 학생은 50번을 다 채워가고 있었다.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이다. 영어말고도 공부할 게 많으니 ‘대충 시늉만 하고 넘어가도 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50번 소리 내어 읽기를 군소리 없이 실천하고 있었다.
전통적이면서 가장 현대적인 방법
우리 선조들은 크게 소리 내어 읽어가며 한문을 배우고 익혔다. 그 선조들의 어머니들은 자식들의 글 읽는 소리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한문으로 남겨놓은 선조들의 위대한 문장들은 소리 내어 읽기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리 내어 읽기는 오랜 세월 이어온 언어 학습의 고전적 방법이다. 동시에 현대의 학습이론이나 인지이론으로 그 유용성을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 외국어학습의 방법이다.
‘귀 있는 자는 듣고, 눈 있는 자는 보라’는 표현이 성서에 있다. 사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뇌로 듣고, 뇌로 본다. 말도 입이 아니라 뇌로 한다. 뇌가 모든 행동의 중심에 있으며, 이는 학습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뇌를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학습법이 좋다. 소리 내어 읽기는 그 점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눈, 귀, 입 세 방향으로 뇌를 자극하는 3D학습법이다. 큰 소리로 문장을 많이 읽을수록, 영어의 어순 감각이 익혀지고, 단어가 저절로 암기된다. 머릿속에 영어의 구조가 새겨져 스스로 작문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글이 있기 전에 말이 있었다. 영어는 말이다. 말은 입으로 소리를 내어 배우는 것이다. 영어를 잘 하려면 좋은 글을 찾아 소리 내어 자꾸 읽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학원에서 할 수 없으니 집에서라도 꼭 해야 한다. 영어책조차도 소리 내어 읽으려 하지 않는다면, 외국인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김유철 (분당 정자동 인사이트영어학원 031-71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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