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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어학습의 도구정자동 통신 2013. 11. 14. 17:32
전자사전에도 종류가 있다
어떤 영어 사전을 사용하는지 학생들에게 가끔 물어본다. 대부분 ‘전자사전’이라고 대답한다. ‘민중에센스’니 ‘동아프라임’이니 하는 답을 기대했기에 처음에는 좀 놀랐지만, 요즘은 아무렇지도 않다. 다들 그렇게 답한다. ‘종이사전’을 쓴다고 답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 어떤 출판사에서 만든 어떤 사전을 사용하느냐고 물은 것인데, 사전을 담은 ‘매체’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사전에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종이사전에 여러 종류가 있듯이 전자사전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종이사전의 종류만큼, 아니 종이사전보다 더 많은 종류의 전자사전이 있고, 각 사전마다 특징이 있다.
종이사전이든 전자사전이든, 영어사전에는 크게 영한사전, 한영사전, 영영사전이 있다. 영한사전에는 민중서림, 두산동아, YBM시사 등의 출판사에서 나온 에센스, 프라임, 엘리트가 대표적이다. 한영사전도 앞의 출판사들에서 같은 이름의 사전이 나오고 있다.
영영사전은 종류가 더욱 많다. 롱맨, 옥스퍼드, 캠브리지, 콜린스, 맥밀란, 웹스터 등의 출판사에서 초보학습자용, 고급학습자용을 구분해서 펴내고 있으며, 이외 특별한 기능을 강조한 독자적인 사전들도 있다.
우리가 전자사전이라고 하는 것들 속에는 이들 출판사에서 만들어낸 사전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내장되어 있다. 전자사전의 제조사들, 또는 스마트폰용 전자사전 앱을 만드는 회사들은 사전을 펴내는 출판사들로부터 그 내용물을 받아 사전에 장착한다.
전자사전의 사용빈도가 높아진다
필자는 사전을 무척 좋아한다. 한 때는 열심히 사전을 수집도 했었다. 국어사전, 영어사전, 독어사전, 불어사전, 일어사전, 중국어사전, 스페인어 사전, 한자사전(옥편)을 가지고 있고, 영어사전만도 종이사전으로 10종류 이상, 전자사전으로 10종류 이상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기타 잡학 사전까지도 여러 종류 소장하고 있으니 사전을 수집했다고 할 만하다.
글을 읽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거나 궁금한 게 있을 면 다양한 사전을 찾아본다. 각 사전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민중에센스영한사전과 옥스퍼드영영사전을 함께 보고, 모르는 번역어가 나오면 국어사전, 때로는 한자사전도 찾아본다. 우리말 번역어를 확인하고, 그것을 영어로 어떻게 설명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요즘에는 영영사전과 영한사전을 하나로 묶은 영영한사전이란 것도 있지만, 게재된 어휘 수가 적어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빈도는 종이사전 반, 전자사전 반이다. 하지만 시대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지라 전자사전을 사용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검색 속도도 훨씬 빠르고 그 부피도 많이 적기 때문이다.
요즘은 학생들도 거의 전자사전을 사용한다. 아니, 솔직히 사전이란 것 자체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 사전을 쓸 일이 별로 없는 환경에 있기 때문이다. 영어교재나 이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워낙 친절해서 학생들에게 사전을 찾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 학생들이 외울 단어를 미리 깔끔하게 정리해서 나누어 준다. 시간은 절약되고, 아이들은 무척 편하다. 영어공부가 너무 편해진 요즘 아이들이 부러울 때도 가끔 있다.
빠른 게 빠른 게 아니다
컴퓨터와 워드프로세서가 도입되면서, 학자들의 논문의 질이 높아지고, 대학생들의 리포트가 더 길어지고 내용도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전자사전 덕분에 아이들이 단어를 더 잘 외우게 되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은 없다. 단어 검색 속도가 높아지면 아끼는 시간만큼 단어 암기 능력도 늘어야 하는 데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실제 단어를 암기하는 데는 단어장이나 전자사전을 이용하는 것보다 종이사전을 직접 찾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종이사전을 찾을 때는 사전을 뒤지면서 단어의 스펠링을 머릿속으로 계속 되뇌인다다. 이러는 사이에 스펠링을 저절로 암기하게 된다. 또 써 단어를 찾았으니 더 열심히 외우게 된다. 좀 더 단어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전자사전을 쓰면 단어를 너무 쉽게 찾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스펠링을 되뇔 시간이 없다. 또한 편히 찾은 단어라서 힘써 우려는 노력도 덜 하게 된다. TV리모컨 버튼을 눌러 채널을 바꾸듯 곧바로 다른 단어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단어 암기에 집중하기 못하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전자사전은 종이사전보다 훨씬 정보가 많다. 스마트폰용 앱으로 나온 사전들은 약간의 돈만 투자하면 환상적인 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때문에 영어공부를 너무 가볍게 생각할 수 있다. 종이사전을 힘들여 찾는 것이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효과는 더 좋을 수 있다. 빠른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사전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들로 넘쳐나는 시대다. 그런 것을 꼭 알아야 하냐고 반문하는 만큼, 영어학습의 기본이 무시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영어 력 향상을 기대한다면 좋은 ‘종이사전’을 꼭 사주고, 거기서 단어를 찾게 하고, 사전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 사전을 많이 찾는 만큼 영어실력이 늘어난다. 영어공부에 영한사전과 영영사전은 필수이다.
ⓒ김유철 (분당 정자동 인사이트영어학원 031-71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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